
구름를 잃고 일상이 정말 많이 변했다.
5일가량은 매일 울었던 것 같다.
우울감, 무기력감을 매일 느끼며
일찍 일어날 이유도, 밥을 챙겨먹을 이유도, 건강할 이유도 없어
그저 한달을 누워만 있었다.
구름이는 나한테 사랑을 알려준 존재였다.
사랑을 하는 법, 주는 법
나의 외적, 내적인 것은 중요하지 않고 그저 날 신뢰하며
당연히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안다고 날 바라보던 그 당당한 눈빛을 잊을 수 없다.
키워본 사람만 알 수 있는 강아지와 의사소통 할 때의 기쁨
그저 눈빛만으로도 원하는게 뭔지 우리는 서로를 잘 알았다.
구름이는 나에게 요구를 많이 했다.
구름이는 내가 뭐든 들어줄 것을 알기 때문에 나에게는 이것 저것 다 시켰다.
그게 고작 '베란다에서 바깥보기, 삑삑이 꺼내주기, 안아주기' 였다.
가족들이 나에게 너무 오냐오냐 한다며 뭐라 할 정도로 매일 안아줬는데
나는 더 안아줄걸, 베란다에서 같이 더 오래 앉아있어줄걸 매일을 후회한다.
그렇게 구름이와 함께 살던 집에서 빨리 탈출하고 싶었다.
모든 장소에서 구름이가 보였다.
혼자 있는 집에서 삐걱 소리만 나도 구름이가 움직이는 것 같았다.
'49재까지만 버티자' 라고 생각했다.
구름이의 영혼이 꼭 주변에 맴돌 것 같아서
매일 물을 떠주며 그 날만을 기다렸다.





나는 떠나보낼 준비가 안되었는데
가족들이 빨리 물품을 처리하라고 해서 너무 마음이 아팠다.
유기견센터에 구름이 옷 50벌정도와 쓰지 못한 배변패드, 이동장 등을 기부했고
나머지는 당근에 올렸다.
아직 강아지 유모차가 안팔려 집에 있지만 사실 난 버리고 싶지 않다..
사진으로라도 남겨놓고 싶어 엄마가 다 처리하기 전에 부랴부랴 사진을 찍어뒀다.

초재때 '와우정사'라는 절에 방문했다.
사실 적고 싶은 말은 정말 많았지만
크기가 작았을 뿐더러 한글자 적는 것마저 눈물이나서 구구절절 쓸 수 없었다.
더 울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간단히 적었다.

온 김에 뭐든지 해주고 싶었다.
기회가 된다면 와우정사 관련해서 포스팅도 하지 않을까 싶은데
상당히 동물 친화적인 절이었다.
와우정사가 마음에 들었던 큰 이유였다.
무교라서 잘 모르지만 우리 구름이 댕별에 잘 도착 할 수 있도록 더 보살펴주실 것 같았다.



'올웨이즈비'라는 업체를 이용해서
구름이 털을 넣은 반지를 제작했다.
시간이 지나면 강아지 털이 다 바스라진다고 해서 주문제작했는데
사이즈 따로 잴 필요없는 제품이라 더 좋았다.


18년도부터 25년까지 매달 1-2회 빼먹지 않고 왕복 최소 2시간~10시간의 거리를 뚫고 본가에 갔었다.
구름이가 없는 앞으로는 그렇게 자주 가지 않을 것 같아서 가족들과 주로 시간을 보냈다.

구름이 없는 첫 명절이었다.
구름이 없이 처음으로 언니네와 함께 했다.
조카가 들어오자마자 구름이 없어서 허전하다고 했다.
나도 구름이의 빈자리가 너무 컸다.
내 짝꿍이 없어서 외로웠다.
엄마는 가족들끼리 다같이 외출을 하자고 했다.
솔직히 나는 나가기가 너무 싫었다.
밥을 먹으며 느꼈던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질 게 뻔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날씨가 정말 좋아서 바다도 예뻤고 하늘도 예뻤다.
캐릭터가 특이한 강아지도 마주쳐서 이야기는 끊이질 않았었다.
그래서 다행이었다.
아마도 가족들에게 우울감을 감추고 싶었던 마음이 커서 가기 싫었던 것 같다.
가족들은 공감보다는 왜 아직도 그러냐 하는 말을 더 많이 하는 타입이라 또 상처받기가 싫었었다.


우울하고 슬퍼하느라 힘든 나에게 남자친구도 든든하게 힘이 되어주었다.
외출을 하면서 본가에 벗어나게 되니 그나마 우울감에서도 벗어나게 된 것 같았다.

그리고 엄마랑 함께 즐겼던 첫 뮤지컬 '킹키부츠'
'우리 이제 1박 2일로 놀러가도 되겠다, 자주 서울에서 보자'
약속을 했다.
구름이가 없어 더 외로울 엄마
힘들었겠지만 그래도 웃음을 주었던 구름이가 없는 본가에 남아야하는 엄마는 더 힘들 것 같다.
자리 잡으면 엄마랑 서울에서 또 만나야겠다고 생각했다.

반려견이 세상을 떠나면 한달내로 국가에 신고를 해야한다.
주민등록말소와 같은 느낌이 들어서 끝까지 미루다가 결국 했고
어떻게든 남기고 싶어서 페오펫이라는 곳을 통해 '반려동물등록증'을 급하게 만들었다.
진짜 사람 주민등록증이랑 비슷해서 만족스러웠고
바로 지갑에 넣어놨다.


그동안 이사갈 집을 찾기 위해 계속 본가와 타지를 왔다갔다 했다.
그랬더니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48일이 지났다.
49재를 준비하기 위해 전 주에 이사를 해서 집 청소, 짐 정리를 했다.
그렇게 슬픔도 차근차근 밀어내고 유예시켰다.
맛집도 가고 '데스노트'도 보고 환기를 시켰다.
과연 나는 구름이와의 이별을 잘 극복하고 있는걸까
이 글을 쓰는 것조차 버거웠다.
그래도 이겨내야지
나중에 구름이를 만나기 위해서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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